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미국 이민 불법체류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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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우리 편을 늘려라"..미국 이민법, 양보할 수 없는 싸움

SBS | 김우식 기자 | 입력 2014.11.15 14:03 | 수정 2014.11.15 14:03

● '아메리칸 드림'

아직도 전 세계인들에게 기회의 땅 미국에 가면 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아이디어 제품 하나만 성공해 꿈을 이룬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줘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부를 이루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면 일단 미국에 가야 합니다. 어렵사리 비자를 받고 가도 비자기한이 지나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지 않았는데 기한이 지나 돌아가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는데, 요즘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바로 이 불법체류자 문제입니다.

● 한국 불법체류자도 23만 명

미국은 태생부터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도 10년간 천4백만 명이 아메리칸 꿈을 이루기 위해서든, 자기 나라가 싫어서든 다양한 이유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이렇게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수는 줄어들지 않아 미국 인구 3억 2천만의 13~4%나 되는데요.

이렇게 이민을 온 사람은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해 미국에서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데, 임시 체류비자를 받고 온 사람이 비자 기한이 끝나도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않는 이른바 불법체류자가 천2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남미 출신 이른바 히스패닉인데, 특히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 출신 멕시칸이 가장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온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계도 최근 나왔는데, 주미대사관의 올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재미동포가 209만명인데 불법체류자는10%가 넘는 2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3D업종전담은 좋지만…인구 늘어 부담?

히스패닉, 그 중에서도 특히 불법체류자가 없으면 미국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들이 미국인, 특히 백인들이 꺼려하는 이른바 3D 업종을 도맡아 일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미국 입장에서 이런 일들을 맡기기 위해 그동안 이들의 불법체류를 못본 체 눈감아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단속을 거의 하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그런데 이들이 결혼해 아이를 낳기 시작할 때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속지주의를 따르는 미국에선, 미국에서 태어나면 시민권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들에겐 교육과 복지 등 세금이 들어가는 각종 혜택을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경기도 좋지 않아 일자리가 줄어들자 보수주의자들을 중심으로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최대 5백만 명 혜택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행정 명령을 내려 불법체류자들을 돕겠다고 나서면서 미국이 시끄러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개혁법이 시행되면 최대 5백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설명한 경우처럼 자녀가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 취업 허가증을 갖고 있다면 그 부모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게 됩니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는 법안이 시행된다면 향후 5년 동안 추가로 3백만 명 이상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잊었냐며 반발하고 있는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매코널 의원은 "황소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고, 베이너 하원의장은 "불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며 원색적인 단어까지 써가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 속내는 유권자 확보

백악관과 공화당이 배수진을 치고 싸우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2년 앞으로 다가온 2016년 대선 때문이라는 게 양당의 속내입니다.

히스패닉은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입니다. 이민 개혁법이 통과돼 이들이 투표권을 갖게 된다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집니다. 설사 공화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해도 이들의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는 더 높아질 것이고, 이들 히스패닉이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의 재집권은 물론 거대 여당을 만들어 이민법 개혁을 꼭 이루려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이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는데, 다음 대선에서도 최소한 그 정도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입장에서는 민주당 표가 늘어나는 것을 뻔히 아는데 그대로 놔둘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 걱정되지만, 어차피 히스패닉은 민주당 지지층인만큼 이민개혁법을 반대하는 게 오히려 백인 중산층 등 전통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산토끼를 잡으러 나가는 것보다 집토끼를 지키는 게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양측의 속내가 잠재적 유권자 확보에 있다고 보면, 이민법 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어느 한 쪽이 쉽게 포기할 성질이 아니어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우리 국회에서 흔히 봐온 극한 대치가 예상됩니다.
김우식 기자kw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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